사형수, 세금으로 연명하다 결국 자연사로 떠납니다
2007년 '보성 어부 살인 사건'의 사형수 오명근은 지난 2024년, 차가운 형장의 이슬이 아닌 따뜻한 병상에서 암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특히 사회를 경악게 한 흉악범에게는 가장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상식과 너무나도 다릅니다. 대한민국에서 사형은 집행되지 않은 지 28년이 넘었고, 그 사이 사형수들은 우리와 똑같이 늙고 병들어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충격적인 현실을 '보성 어부 살인 사건'의 주범, 오명근의 마지막이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사형수의 마지막 길, '집행'이 아닌 '병사(病死)'
2007년, 전남 보성 앞바다에서 관광객 4명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어부 살인 사건'. 우리 사회는 이 끔찍한 범죄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주범 오명근과 그의 공범들은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언젠가 죗값을 치를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범죄자의 편이었습니다.
오명근은 사형 선고 후 17년간 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4년 초, 그는 교수대가 아닌 병상에서 지병인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수감 중 건강이 악화되자 그는 외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 속에서 생명을 연장하다 결국 평범한 환자처럼 눈을 감은 것입니다.
[사건 요약] 보성 어부 살인 사건
- 범행: 2007년, 주범 오명근은 자신의 어선에 탄 20대 남녀 커플 2쌍(총 4명)을 차례로 바다에 밀어 넣어 살해하고 현금과 소지품을 강탈함.
- 판결: 1심과 2심, 그리고 2009년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
- 결과: 사형 집행 없이 17년간 수감 생활. 2024년 초, 수감 중 얻은 암이 악화되어 병원에서 치료받다 사망. 형 집행이 아닌 자연사로 생을 마감한 6번째 사형수가 됨.
오명근의 죽음은 단지 한 사형수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형수, 현재 58명의 사형수들이 맞이하게 될 미래를 예고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앗아간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마지막과는 너무나도 다른, 지극히 평범한 죽음을 국가의 보호 아래 예약해 둔 셈입니다.
'국립 호텔'이라 불리는 사형수의 일상
사형수들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요? 형이 확정되었지만 집행이 되지 않는 어정쩡한 상태. 이들은 '사형확정자' 신분으로, 노동이 의무인 교도소가 아닌 구치소에 머뭅니다. 이곳에서 그들은 강제 노역을 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주는 세 끼 식사를 하고, 하루 1시간 내외의 운동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독방에서 보냅니다. 아프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으며, 상태가 심각하면 오명근의 사례처럼 외부 병원으로 이송되어 국가의 비용으로 치료를 받습니다. 이들을 관리하고 먹이고 치료하는 데 들어가는 연간 비용은 1인당 3천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 세금으로 보장되는 의식주."
이것이 과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우리가 제공해야 할 '인권'의 본질일까요?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피눈물 위에서, 가해자는 오늘도 따뜻한 방에서 건강 걱정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도 편안히 생을 마감하는 모순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멈춘 사이, 오명근을 포함해 최소 6명의 사형수가 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사형 제도는 사실상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무기수와는 다릅니다. 이들은 '언젠가 집행될지 모른다'는 명목 아래 노동의 의무마저 면제받는 특별 대우를 받습니다.
오명근의 사례는 이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그는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 사회로부터 격리되었을 뿐, 자신의 죄에 대한 실질적인 대가를 치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가의 보호 아래 천수를 누리다 떠난 셈입니다. 피해자에게는 결코 허락되지 않았던 '평범한 죽음'의 권리를, 국가는 아이러니하게도 가해자에게 보장해주고 만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사회 정의가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권이라는 고귀한 가치가 가해자의 안위를 보호하는 방패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사랑이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필수템! 시원함의 혁신, 마이뉴 휴대용 선풍기 (6) | 2025.07.07 |
---|---|
여름 필수템, 디올 자도르 데오드란트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7) | 2025.07.07 |
빗물받이 캡커버 대형 장우산 1+1 완벽한 우산! (15) | 2025.06.30 |
"누군가는 0원, 누군가는 110만원"… 단통법 폐지가 만든 '보조금 양극화'의 실체 (16) | 2025.06.26 |
고양이의 놀이터! 캣타워 집에서도 활동 공간을 만들어 보세요 (7) | 2025.06.26 |